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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장건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7년 (사수자리)

직업:영화감독

기타: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 석사

최근작
2020년 2월 <[블루레이] 한여름의 판타지아 : 풀슬립 한정판 (2disc)>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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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만들고 여러 도시의 영화제를 다니면서 만난 친구들이 있다. 유학생이거나, 이민자들이거나, 혹은 정처 없이 떠돌고 있는 이들. 사적인 교류 없이 헤어지는 일도 있지만 몇몇은 정말로 친구가 되었다. 한국을 끔찍이 증오했거나 사랑했던 이들. 그들을 감싸고 있는 알 수 없는 고독감과 낯선 땅에서 일구는 생존의 삶을 늘 동경했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이곤 했다. 이용빈 작가와는 2015년 10월, 파리에서 처음 만났다. 그해 완성한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파리한국영화제에 초청되었고, 그는 영화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파리의 한국 유학생이었다. 당시 나는 몇 년간 무리하면서 작업을 이어온 상태라 거의 산송장인 채로 이곳저곳을 다니는 중이었다. 아, 사람이, 이렇게 과로사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수십 번도 더 했던 것 같다. 한 편만 만들고 죽을 건 아니잖아? 라는 말도 종종 들었다. (아니 환청이었나, 그러다 죽어, 그러다 죽는다고) 사람을 만날 때면 당분간 좀 쉬고 싶다는 말을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열심히 떠들고 다녔다. 하지만 공항 서점에서 산 소설 『한국이 싫어서』를 (완전한 번아웃 상태로) 비행기 안에서 읽으면서, 다음 작업은 이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20대 후반의 직장인이 한국에서 이렇게 살다 간 맹수에게 잡아먹히는 초식동물의 신세가 될 거라고 예감한 뒤 호주 이민을 감행한다는 줄거리였다. 그에게도 정규직의 직장이, 귀엽고 성실한 애인이, 사랑하는 가족이 한국에 있었다. 예측 가능한 안온한 생활을 뒤로한 채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낯선 땅으로 모험을 나선 주인공의 여정이 이상하리만치 내 가슴을 두드렸다. 그는 한국을 떠나서야 비로소 한국을 제대로 생각할 수 있는 시공간을 확보한다. 그리고 행복해지겠다고 다짐한다. 이용빈 작가를 만나면서도 그 주인공을 떠올렸다. 영화제 동안 오가는 차 안에서, 길을 걸으며, 조촐히 치렀던 쫑파티에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었던 것 같다. 그는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타인의 말을 꼭꼭 주워 담듯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이 맞닿는 지점이 생기면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짧은 여행은 금세 끝이 났다. 그의 근황이 궁금해질 무렵에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얼마간 취직을 했고 다시 퇴사한 것 같았다. 그리고 계속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는 그가 만난 짧고 긴 인연들이, 세심한 경청이, 생각의 되새김질이, 해 뜨기 전의 적요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프랑스로 떠날 때는 돌아올 것을 생각하지 않았’던 그가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그럼, 최선을 다해 다음 장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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