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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덕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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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이 열한 번째로 출간하는 로맹 가리 책으로, 그의 소설 중에서 특히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마법사들>이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1973년 로맹 가리는 큰 분기점을 맞았다.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책상에 앉으면 이야기가 술술 풀려 나온다는"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필력 '탓'에 평단과 독자는 한동안 그의 작품들에 "다 안다는 듯 식상한 눈길"을 던졌고, 순수한 열정을 이해받지 못한 로맹 가리는 이를 괴로워했다.
<마법사들>은 이런 로맹 가리가 절치부심하여 쓴 장편으로, "도입부 첫 문단만도 열다섯 번이나 다시 썼고, 수기 원고를 거듭 수정한 뒤 타이핑한 원고마저 가필한 곳이 너무 많아 다시 타이핑했으며, 마지막 교정지까지 수정을 거듭하며 세심하게 공을 들"인 소설이다. 결국 로맹 가리는 <마법사들>로 다시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로맹 가리는 이로써 만족하지 않고 내친김에 이듬해인 1974년부터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을 앞세워 작품만으로 공쿠르상을 타내는, 익히 알려진 커다란 스캔들로 당시 문단을 뒤흔들었다. 이러한 사건의 전초전이자 기폭제가 된 것이 바로 <마법사들>이다. 뒷날 로맹 가리의 전기를 쓴 도미니크 보나는 <마법사들>을 로맹 가리의 소설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꼽았다. <마법사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뿌리를 두었지만 마녀사냥과 흑사병에 쫓겨 러시아로 이주한 광대 집안의 마지막 후손이 먼 훗날 소설가가 되어 돌아보는 가문의 연대기이자 성장담이다. 회고의 형식을 띤 이 소설에서 주인공 포스코 자가는 풍자와 웃음으로 좋은 세상을 노래하던, 진지함과 폭압과 혁명과 박해 때문에 이제는 사라져버린 광대와 마법사의 한세상을 자신의 집안이 겪은 일들로써 추억한다. : 어떤 아이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인생의 모든 것을 체험한다. 완벽한 허구와 완벽한 진실이 혼재하는, 오직 소설가만이 쓸 수 있는 이상한 일기장, '시간'이라는 유한한 단위로 붙들어둘 수 없는 모험, 농담 그리고 사랑. : 마술적 리얼리즘에 대한 불란서풍의 응답. 이 작가가 이토록 환상적이고 꿈같은 설정들을 사용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런 소설을 더 많이 써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는 한 남자의 회고. 숲에서 번지는 빛처럼 소년의 지독한 성장과 혼란했던 시대가 하나둘 펼쳐진다. 예술의 무한함을 신뢰하는 독자라면 불멸을 발견할지도. : 콜드플레이의 <Adventure of a Lifetime>을 들으며 읽은 나는 문장들이 춤을 추며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음계를 품은 듯 살아 있는 문장들. 노을 진 들판을 연상시키는 살갑고 애정 어린 유머. 아련함과 애틋함이 쏟아졌다.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7년 5월 19일자 '문학 새책' - 동아일보 2017년 5월 20일자 '책의 향기/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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