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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文)이란 원래 무늬란 뜻이다. 따라서 인문(人文)이란, 인간의 무늬를 말한다. ‘인간의 결’ 또는 ‘인간의 동선’이라 부를 수도 있다. 곧 인문학이란,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인문학을 배우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인간이 그리는 무늬의 정체와 인간의 동선을 알기 위함이다.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교수에 따르면, 인문학은 고매한 이론이나 고급한 교양을 쌓기 위함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도구이다.

흔히들 우리는 “봄이 왔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봄’이 존재할까? ‘봄’은 실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개념일 뿐이다. 땅이 부드러워지고, 새싹이 돋고, 잎이 펼쳐지고, 처녀들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건들이 벌어지는 그쯤 어딘가에 그냥 두루뭉술하게 ‘봄’이라는 이름표를 붙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봄이 왔다!”라는 말은 진정한 의미에서 감탄의 언사가 될 수 없다. 익숙한 개념을 그저 답습하여 대충 말해 놓고, 무슨 큰 느낌이나 받은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은 자기기만이다.

진정으로 봄을 느끼는 사람은 “봄이 왔다!”라고 대충 말하지 않는다. ‘봄’이라는 개념을 무책임하게 내뱉지 않는다. 대신 바투 다가선 봄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 사건들을 접촉한다. 얼음이 풀리는 현장으로 달려가 손을 대보고, 새싹이 돋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땅의 온기를 살갗이나 코로 직접 느낀다.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사건으로 ‘봄’을 맞이한다. 존재하는 것은 개념이 아니라 사건이다.

첫문장
'인문학'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박인철 (경희대 철학과 교수)
: 최근 들어 인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많아지기도 했지만, 반면에 학계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인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변을 듣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인문학의 정신과 본질이 무엇인지 나름의 일관된 시각에서 명료하게 정리해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을 해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진부하지 않고 신선하다. 본래 인문학이라는 개념은 서구적인 개념이다. 그런데 저자는 서구적인 시각에서가 아니라 주로 노장사상과 같은 동양사상의 관점에서 인문학에 접근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문학적 통찰은 개념이나 지식을 매개로 한 보편적인 이성적 사유를 통해서가 아니라, 각 개인이 주체적이고 독자적인 시각에서 열린 마음으로 세계를 바라볼 때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각 개인의 ‘주체적인 삶’이 인문학의 토대라고 보면서, “자기가 자기로 존재할 때에라야 비로소 인문적 통찰의 첫 걸음이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자기가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인문학적인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동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관습과 전통, 신념, 나아가 확립된 지식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순수한 원초적 욕망을 바라보고 여기에 충실할 것을 권유한다. 이러한 자신만의 내적인, 주체적인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야말로 이른바 ‘덕’이 있는 존재로서, 바로 이러한 ‘덕’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면서 동시에 인문학을 움직이는 힘이자 원동력이 된다고 본다. 저자의 주장은 기존의 보편적 인간성과 이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는 인문학 개념에 비추어 다소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개별적 주체성과 실존성이 유달리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호소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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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북스 2013년 5월 25일 '북카페'
 - 한겨레 신문 2013년 5월 27일 교양 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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