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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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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는 현대 대도시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쫓기듯 전철 한 귀퉁이에 끼어 밀려가는 사람들과 홀로 공원에 앉아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 일을 마치면 집 근처 주점에서 혼자 맥주 한 잔을 마시고 휘청대며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곳은 당신이 살아내고 있는 이곳과 닮아 있다.

혼자 라면을 끓여 먹다가, 혹은 TV 속 개그 프로가 웃음이 아닌 먹먹함으로 다가올 때, 무언가 잃어버린 마음으로 서점이나 카페의 문을 열 때. 저자는 말한다, 사치라도 좋으니, 도쿄로 가라고. 당신처럼 유약한 사람들이 모여 살고, 한없이 슬프지만 무엇이 슬픈지 알 수 없고, 늘 일상뿐이면서 그리워하는 거라곤 지금과 조금 다른 일상이 전부라면 도쿄, 그곳으로 가라고.

1. 우에노, 유유자적 꽃그늘 아래
굔 짱의 오후 행적을 재구성해 보자면 / 내가 도쿄로 꽃놀이를 떠나게 된 건, 그러니까 / 시타마치 풍경 / 표연했던 사나이 사이고 다카모리西鄕隆盛의 마지막 순간 / 그들은 정말 유유자적했을까? / 나는 어쩌다 이런 곳에 살게 됐을까? / 선술집이 뭘까 알아보니 / 기린 맥주의 맛은 시부이しぶい하다/ 허구한 날의 술자리 대화

2. 디즈니랜드, 미시시피 강배를 띄우고
욕조 속의 여행 / 마크 트웨인,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 디즈니랜드에서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이라니 / 내가 탔던 욕조는 뗏목이었을까? / 미시시피, The River of America / 그리고 인디언 / 월트 디즈니는 정말 사랑받는 미국인이었을까? / 증기선에서 내려오며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에서 / 소마 두 알이면 영원히 행복할 거예요

3. 아사쿠사, 추억은 쇼와에 모인다
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에서 / 은하 안내인 메텔의 지혜 / 아사쿠사라면 추억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 / 일본 최초의 놀이공원 / 겐지의 불꽃 / 쇼와 시대(1926 ~ 1989)의 추억

4. 오다이바, 아톰은 왜 슬픈가
다이바시티의 쿠시카츠 / 비키니 섬의 고지라 / 레인보우 브릿지에 레인보우가 없다니 / 데즈카 오사무가 희망했던 핵의 미래, 아톰 / 정말이야, 고질라가 나타났어

5. 진보초, 시대적 인간의 마음
이른 아침, 나쓰메 소세키의 무덤 / 나쓰메 소세키, <마음>에서 / 책의 거리 진보초 / 시대적 인간, 나쓰메 소세키 / 아자부주반 츠타야 서점 / 또 한 명의 시대적 인간, 무라카미 하루키 / 롯본기 아트 트라이앵글, 그림 근처도 안 갔지만 / 아무래도 KINDLE은 두고 가야겠어

6. 시부야, 개성의 시대, 몰개성의 나날
조르주 페렉, <사물들>에서 / 개성은 어디서 오는 걸까? / 시부야 109 / 하라주쿠, 본격적으로 갸루를 찾아 나선 건 아니지만 / 아쉽게도 요요기의 악사들은 보지 못하고 / 야나기 무네요시 없이 김소월의 시를 읽을 순 없는 걸까? / 전쟁의 시대, 평화를 말하는 사람들

7. 시모기타자와, 키치조지, 여행자들의 거리에서
여행이란 뭘까 생각해 보다가 /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산책이나 좀 하자는데 / 일본과 유럽에는 왜 여행자의 거리가 없을까? / 시모기타자와의 아방가르드, 도토루 커피 / 천공의 성 지브리 / 이런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는 여행자다

강성률 (영화 평론가, 광운대 교수)
: 걷기의 인문학, 유유자적 도쿄 산책

몇 해 전 가을, 미국 체류기를 준비하며 상당히 많은 여행 관련 책을 섭렵했었다. 사실 이 분야 책 중에는 의무감이 아니면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저자의 전작 <오사카에서 길을 묻다>를 펼쳐 들고는, 여행에 대한 저자의 사유가 상당하구나, 내심 놀라고 말았다. 그중 하나를 꼽자면, 글의 말미 부분이다.

“정원을 가로질러 하얀 이불보가 널려 있다. 맥주를 다 마시고 나면 나는 창 아래 널릴 이불보 하나를 남기고 교토를 떠날 것이다. 며칠간 혹독하게 맞은 비도, 고심 끝에 고른 저녁 식사도, 아내와 나눴던 그 많던 이야기도 깨끗이 세탁되어 마당에 널릴 것이다.”

사찰과 신사의 도시, 교토 여행을 마무리하는 내용으로서 참으로 적절하지 않은가? 우리네 인생은 결국 공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그 공이라는 관념을 상품 이미지화하여 사찰과 도시는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저자 역시 그러한 교토의 부름에 응답했지만, 저자는 이 관념들을 막연한 감상으로 남겨두고 책을 마무리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호텔 마당에 널린 ‘빨래’를 바라보며, 이제껏 지나온 모든 여정과 생각, 감정들을 빨래라는 일상적 사물로 대체해 가볍게 마무리해 버린다. 그의 여행기를 덮으며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과연 올해 내로 교토에 가 볼 수 있으려나, 일정을 헤아려 보는 것이었다.
올 봄 나는 도쿄 가족 여행을 준비하다 고등학생이 된 아들에게 부담이 될까 싶어 계획을 접고 말았다. 이번 그의 원고를 받아들고 나는 접어두었던 계획을 슬그머니 다시 펼쳐 들었다. 그가 유유자적 거닐었던 도쿄의 공간들과 그가 들었던 수많은 술잔을 이어받고 욕심 욕망이 강하게 일었던 까닭이다.

최근작 :<정말 있었던 일이야, 지금은 사라지고 말았지>,<노자가 사는 집>,<무덤 건너뛰기> … 총 15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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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저자 이주호는 여행매거진 브릭스를 만들고 있다. 『노자가 사는 집』 『무덤 건너뛰기』 『오사카에서 길을 묻다』 『도쿄적 일상』을 펴냈고, 『말 걸어오는 동네』 『홍콩단편』 『규슈단편』을 함께 썼다.

인스타그램 @ree_joo_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