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문학 작가였던 도시마 미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미움에 휘둘린 경험을 고백한 에세이다. 교실을 카스트로 비유한다면 제일 하층에 자리하여 고등학교 마지막 2년 내내 무시와 경멸을 당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곧 끝났지만, 그때 받아들인 세상에 대한 인식은 이후 10년 가까이 저자를 괴롭혔다. 실패와 성취 사이를 오가는 와중에 단 한 번도 사람을 편하게 대하지 못했다.
누군가 자신을 경멸한다고 느끼면 “나는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 할 스펙을 쌓아서 너희들을 뭉개주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일을 계기로 자신이 겪은 일들의 진짜 의미와 마주한다. 이 책은 컴컴한 미움의 길을 통과한 자신의 이야기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십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긴 기록이다.
티티
추천도서 :<세계 곳곳의 너무 멋진 여자들> 남성 중심의 전통을 거부하고 규칙을 부수며 살아간 각국의 너무 멋진 여성 40명을 소개하는 책이다. 익숙한 이름도 있지만 처음 들어본 이름이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태어난 곳이 어디든, 사회가 어떻게 그들을 가두든 굴하지 않고 세상을 마음껏 누비며 살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 못할 길이 없기를 응원하며 권한다.
티티출판사 대표 이진규
싫은 녀석이 있습니다
복수하고 싶은 내 마음이 잘못되었나요?
대학 재학 중에 문학상을 받고 등단. 서른이 채 되기도 전에 단행본 10권 이상 출간. 젊은 나이에 성공을 거둔 이 작가는 돌연 소설 쓰기를 중단한다. 왜냐하면 소설 쓰기는 가짜 자신감을 쌓는 수단이었고,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성공을 거둔 다음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건 복수하고 싶은 마음, 미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잘못된 길이었음을 깨닫고 소설가라는 이름을 버린다.
『싫은 녀석에게 복수하는 법』은 청소년 문학 작가였던 도시마 미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10년 가까이 미움에 휘둘린 경험을 고백한 에세이다.
교실을 카스트로 비유한다면 제일 하층에 자리하여 고등학교 마지막 2년 내내 무시와 경멸을 당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곧 끝났지만, 그때 받아들인 세상에 대한 인식은 이후 10년 가까이 저자를 괴롭혔다. 실패와 성취 사이를 오가는 와중에 단 한 번도 사람을 편하게 대하지 못했다. 누군가 자신을 경멸한다고 느끼면 “나는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 할 스펙을 쌓아서 너희들을 뭉개주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사소한 일을 계기로 자신이 겪은 일들의 진짜 의미와 마주한다.
이 책은 컴컴한 미움의 길을 통과한 자신의 이야기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십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긴 기록이다.
대혼란 시절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제 머릿속에 존재하는 그때(남을 미워하느라 자신까지 미워했던, 상처를 끌어안고 지낸 고교 시절)는 뒤죽박죽이라기보다 눈앞이 캄캄한 이미지로 기억됩니다. 달은커녕 별빛조차 없어서 주변에 있을 법한 언덕이나 나무가 보이지 않는 암흑. 나아갈 길도, 감상할 풍경도 없이 다만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만 같은 캄캄한 어둠. 당연 히 제 손에도 등불은 없었습니다. 만약 그때의 저처럼 어둠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아이가 있다면, 미움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어쩌면 같은 곳을 지나온 제가 지도 비슷한 것을 건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마음이 무거울지라도 어떻게든 그때로, 그 까마득한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려 합니다. _16쪽
왜 가해자를 꾸짖는 대신 피해자에게 참으라고 할까?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교실에서 가벼운 모욕을 받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아이가 괴상한 별명으로 부른다든가 모르는 남자애가 비웃음을 날린다든가. 수학여행에서 샤워할 때는 순서가 돌아오지 않았고, 두 명씩 짝을 지어 면담을 할 땐 당연하다는 듯 혼자 끝까지 남게 되었다. 직접적인 폭력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이상한 낌새를 느낀 선생님과 면담을 하는데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신경을 끄면 되지. 그게 너한테도 좋아.”
세상 사람들은 왜 가해자를 꾸짖는 대신 피해자에게 참으라고 할까? 저자는 계산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편이 다수의 가해자 생각을 바꾸는 것보다 쉽기 때문이라고. 어른들의 이런 태도는 피해자로 하여금 ‘내가 그만한 가치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그리고 세상 어딜 가든 다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도 이 모양인데 학교 밖으로 나가면 더할 거야,라는 패배감까지.
저는 제가 보잘것없는 인간이며, 그런 주제에 남들처럼 친 구를 사귀거나 청춘을 즐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해져서 마치 성서에 적힌 말처럼 큰 존재감을 갖기에 이릅니다. “남에게 기대하지 말 것. 내가 무언가 이룰 수 있다고 생각 하지 말 것.” _64~65쪽
미움에서 벗어나는 길, 이 세 가지를 기억할 것
“상대방에게 나쁜 영향을 받는 일을, 나는 선택하지 않겠다.
상대방이 나에게 나쁜 것을 던지면 받지 않고 버리겠다.
항상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겠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취업문을 뚫어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스펙을 쌓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내 그것은 다른 사람이 정한 규칙에 나를 끼워 맞추는 행동임을 깨달았다. 취업 준비를 그만두고 얼떨결에 응모한 단편소설이 문학상을 수상하여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원래 꿈은 만화가였지만, 실제 성과를 내는 쪽은 소설이었으므로 그쪽에서 성공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진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뒤로 미뤘다. 정작 하고 싶은 일은 성공한 다음으로 미뤘다. ‘남의 가치관이라는 범주에 들어가’ 승자가 되면 더 이상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고, 자신도 남을 미워하지 않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시선으로 보면 성공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시점에, 점점 더 과거의 기억에 시달리고 괴로워했다.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건 네가 적을 만들고, 그 적과 싸우기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야”라고요. _105쪽
미움에는 잘못이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만든 규칙에 휘둘리지는 않겠어
어쩌면 ‘그깟 일로 누구를 이렇게 미워하다니, 내가 잘못된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움, 복수심에는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명백히 잘못한 사람과 피해를 입은 사람이 있는데 잘못한 사람을 꾸짖는 대신 피해자에게 “세상이 원래 그래”라고 말하는 어른에게 있다.
세상은 원래 그렇지 않다. 저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0년간 여러 가지 일에 부딪치며 깨달았다. 고등학교는 닫힌 세상이고 언젠가는 끝이 난다는 것을. 그리고 바깥세상은 좋은 사람을 만나 선순환을 되풀이하며 살아갈 수도 있는 곳이라는 것을.
대신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남의 규칙에 휘둘리지 말 것. 남이 인정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 이 미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것.
우리는 개성을 발휘하면 할수록, 좋아하는 일을 하면 할수록 더 나은 환경으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만일 학교가 최악이 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곳은 당신에게 맞지 않는 최악의 환경임이 틀림없어요. ‘앞으로도 여기와 비슷한 장소에서, 이 따위 환경을 견디며 살아가야 한다’는 절망에 휩싸이지 마세요! 학교는 특수한 장소이며, 우리는 최악이 아닌 환경으로 건너갈 수 있으니까요. _175~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