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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신불당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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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출판편집자 박소현, 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의 대표 오빛나리, 문학을 전공하다 망했다고 자조하는 넷페미니스트 홍혜은, 소설가 이서영이 ‘사적인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기 위해 목소리를 모았다. 나이, 성장 환경, 경제적 조건, 종교, 정치적 입장까지 모두 다른 네 명의 저자가 털어놓는 이야기에는 여성으로서 겪는 성차별, 타자화, 가부장제, 남성중심주의의 질긴 뿌리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같은 곳에 서 있지 않아도, 같은 미래를 그리지 않아도, 같은 방식으로 싸우지 않아도 우리는 같은 질문을 공유할 수 있다. '여성'이 아니라면 치열하게 사유하지 못했을 질문들이 결혼, 게임, 가난, 노조의 네 갈래로 던져진다.
들어가며: 지금 거기의 페미니즘에게
: 삶은 늘 이념보다 크다. 페미니즘, 네 글자에 담기지 못한 여자의 서사는 얼마나 많을 것인가. 라디오 사연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모되던 평범한 여성들의 치열하고 사사로운 이야기가, 질문과 사유를 만나 사적인 페미니즘이 되었다. 자유로운 개인에서 이름 없는 아줌마로의 존재 이동을 추락이 아닌 춤처럼 경쾌하게 그려낸 내공이 놀랍고, 게임 세계에서도 안전과 존엄을 사수해야 하는 여성 게이머의 진술은 날카롭다. 엄마를 ‘저소득층 중년 여성’으로 읽어내는 대목은 용감하고, “감히, 여자가”와 “그래도, 여자가” 사이를 널뛰면서 삶의 균형을 잡는 과정은 구조적인 시야를 열어준다. 개념과 이론에 빚진 페미니즘이 놓친 그것이 네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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