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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성대.부경대역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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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해방 이후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시대를 살고 있다. ‘헬조선과 흙수저’는 청년들의 자조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러나 청년 세대의 가난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게으른 세대라는 질책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격려가, 혹은 내 노오력이 부족했다는 자책이 팍팍하기만 한 청춘의 현실을 감추고 덮는다. 청년들의 푸른 봄날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청춘의 가격>에서는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20세부터 취업·연애·결혼의 단계를 지나온(또는 지나고 있는) 35세까지를 청년의 범위로 정하고, 다시 그들을 연애 및 결혼, 주거, 여가, 노동 시장과 노동 환경을 주제로 분류한다. 그리고 그들이 감내하고 있는 생활과 생존의 경계선을 추적해나간다. 시급 6,470원(2017년)짜리 아르바이트에 꿈을 팔라고, 무급 인턴십과 저임금 단기계약직에 만족할 줄 알라고 강요하는 사회에서 ‘대학 졸업 후 취업’은 오늘날 청년들에게 남은 거의 유일한 선택지이다. 그래서 성실한 청년일수록 높다란 취업의 벽 앞에서 ‘내 노력이 부족해서 사회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자기 탓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자란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자신을 채찍질하며 끊임없이 내달리다 결국 ‘포기’하고 ‘달관’하고 스스로를 ‘흙수저’로 규정해버린다. 이 과정에서 청춘은 제 빛깔을 잃고 스스로 목소리를 꺼버리고 만다. 그런데 다행히도 <청춘의 가격>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책은 ‘눈을 낮춰라’, ‘열심히 일해라’, ‘꿈을 위해 도전하라’고 윽박지르는 사회를 향해서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이다. 각 장 시작 부분에 실린 여섯 청년들의 인터뷰에는 그동안 우리가 듣지 못했던(혹은 않았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청춘의 가격』은 가상의 인물 ‘청춘 씨’를 통해 미로 게임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동시대 청년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삶을 추적하다 보면, 길을 잃어버린 건 청년들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그려놓은 좌표였다.
저자들은 ‘눈을 낮춰라’, ‘열심히 일해라’, ‘꿈을 위해 도전하라’고 윽박지르는 사회에 대해 말한다. ‘이 미로 게임 같은 판이 얼마나 허술하고, 억지스러운 것인지 우린 알고 있어요’라고. 이처럼 통쾌한 한 방이 또 어디 있을까! 오늘도 어디선가 일을 하고, 밤잠을 설칠 수많은 ‘청춘 씨’에게 이 책은 말한다. 삶의 목적지에서 출구를 향해 거슬러 살아도 괜찮다고. 오늘도 내일도 계속 걸어갈 것이기에, 우리에겐 충분히 청춘(靑春)일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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