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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김재홍

출생:1968년, 대한민국 강원도 삼척시

최근작
2024년 3월 <젊은 예술가의 초상>

다큐멘터리의 눈

현재주의―기록자로서의 시인 시란 어느 정도 말장난과 언어유희의 소산이라는 전언도 있지만, 동시에 ‘이야기는 거짓말을 하지만 노래는 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유종호, [시란 무엇인가]). 언어의 탄생과 이야기의 바탕에 과장과 일탈이 게재해 있음을 생물학적 기초 위에서 규명한 학자도 있으며(레너드 쉴레인, [지나 사피엔스]), 시적 언어가 진실에 터 잡지 않고서는 오래 견딜 수 없다고 지적한 시인도 있다(이시영, [곧 수풀은 베어지리라]). 비루먹은 일개 백면서생이 한평생 곡식을 축내고 가축을 잡아먹으면서 고작 거짓을 기록하거나 자의적 해석에 골몰한다면 그것은 진실로 벌 받을 짓이다. 시에 무슨 대단한 염력이 있어 이 험한 세상 구제할 수 있을까만, 오직 진실을 기록하고 그 앞에서 충일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현재주의(presentism)는 오늘의 기준으로 과거의 공과를 논한다는 점에서 오류 가능성이 높으며, 때에 따라서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진정한 현재주의는 오늘의 관점에서 오늘을 기록하고 오늘의 공과를 논한다. 과도한 해석과 그에 기초한 계몽의 욕망은 자신이 딛고 있는 터전을 냉혹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기록해야 할 시인의 본분은 아니며, 설사 그렇게 시를 쓴다 해도 냉혹하고 차가운 진정한 현재주의자들의 평가를 견뎌 내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섣불리 해석하려 하지 않고, 계몽의 그물로 짐짓 세상을 구제하려 하지 않고, 주어진 눈앞의 현실을 진실의 심안으로 기록하는 것이 시인의 소명이다.

메히아

저 광막한 우주의 한 점의 점, 지구. 그러나 이 넓디넓은 지구의 광대무변 속을 잠깐 살면서 나는 오랫동안 야구와 축구와 권투를 보았다. 싸움의 규칙을 만들어 지키면서 처절한 생존의 전투를 매일같이 벌이는 스포츠를 통해 나는 다시 지구의 한없이 초라한 크기를 보았다. 공룡이 공룡을 먹고 공룡을 낳았다. 하지만 그건 너무 짧고 작았다는 명백한 사실은 이미 해석된 진실이라는 것을 믿기 싫었다. 그러니 해석과 전파욕망의 체계인 미디어에 빌붙어 살면서도 늘 불안하고 궁했다. 부디 손쉽게 초월하지 않고, 시시각각 벌어지는 숱한 싸움의 정수리를 때리고 싶다.

메히아

저 광막한 우주의 한 점의 점, 지구. 그러나 이 넓디넓은 지구의 광대무변 속을 잠깐 살면서 나는 오랫동안 야구와 축구와 권투를 보았다. 싸움의 규칙을 만들어 지키면서 처절한 생존의 전투를 매일같이 벌이는 스포츠를 통해 나는 다시 지구의 한없이 초라한 크기를 보았다. 공룡이 공룡을 먹고 공룡을 낳았다. 하지만 그건 너무 짧고 작았다는 명백한 사실은 이미 해석된 진실이라는 것을 믿기 싫었다. 그러니 해석과 전파 욕망의 체계인 미디어에 빌붙어 살면서도 늘 불안하고 궁했다. 부디 손쉽게 초월하지 않고, 시시각각 벌어지는 숱한 싸움의 정수리를 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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