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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최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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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걱정도 습관이다>

내 몸은 내가 지킨다

평소 독자들에게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 질병에 대처하는 법, 병원을 이용하는 법, 건강을 지키는 마음가짐에 대해 글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건강에 대한 책을 집필하게 되었고 이번에 출판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 책은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국가는 내 몸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담고 있다. 의료정책이라고 하면 흔히 너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 의료민영화, 의약품 슈퍼 판매같이 시민들이 흔히 접하는 건강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의료정책을 풀어가고자 했다. 의료를 항해에 비유하면 의료정책은 기후와 풍랑에 대한 정보에 해당된다. 항해사가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바람을 역행해 배를 몰면 안 되며 태풍은 피해 가야 한다. 국가 전체의 의료정책을 이해하면 개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도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2부 ‘제대로 된 병의원 사용법’은 병의원에서 치료를 잘 받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항해사로 따지면 키를 사용하는 기술에 해당된다. 아무리 해도를 잘 읽고 조류를 잘 파악했더라도 기술이 없으면 좋은 항해사가 될 수 없다. 병의원에서 치료를 잘 받기 위해서는 좋은 병의원에 가서, 좋은 의사를 만나서, 최대한 신뢰를 하되 필요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현직 의사의 입장에서 각각의 단계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3부 ‘건강의 재발견,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는 건강을 지키고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마음가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좋은 항해사가 되기 위해서는 바다에 대한 지식, 키를 잘 조정하는 기술에 못지않게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젊어서 S라인 몸매, 식스팩 복근이 있더라도 한 번의 질병 앞에 무너져버리는 이가 있는 반면에 오히려 질병을 계기로 건전한 생활을 유지하며 더욱 건강해지는 이가 있다. 앞서 언급한 죽음을 앞둔 환자와 그 가족이 끝까지 혼란스러워했던 이유도 따지고 보면 환자 본인과 가족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환자는 하루하루 생명을 연장하고자 했을 뿐이었고, 막상 환자가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가족은 어떻게 해야 환자가 최소의 고통으로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지에 대해 백지상태였다. 그동안 환자들을 보면서 마음에 담아두었던 건강철학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노력했다.

병원이 경영을 만나다

Prologue 서점에 가면 경영서적은 헤아릴 수없이 많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병의원 경영서적은 만나기 쉽지 않다. 미국에는 병원경영에 관한 책이 많다. 그 책을 소개할까 시도해 보았지만 미국 교과서에 있는 내용은 한국의 의료현실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의료현실에 맞는 병의원 경영서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한국형 병원경영’을 기획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한국형 병원경영’이 필요하겠다는 나의 생각은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인턴·레지던트를 거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듀크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하고, 국내에 들어와서 부여에서 140병상 병원을 운영한 내 경험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정신과 전문의를 한 후 왜 미국까지 가서 또 MBA를 했느냐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많이 묻는 질문은 미국에서 MBA 한 것이 한국에 와서 실제 병원경영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떤 점에서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내가 MBA를 하려고 미국에 갔던 건 2001년이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에서 비즈니스 스쿨을 다녔다.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한 상태여서 나름대로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상태였다. 하지만 안정된 생활에 빠져들면 그 다음에는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2001년 당시 우리나라는 아직 외환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우리 사회 전영역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해당되는 체계적인 경영기법이 의료계에 도입되면 비용은 줄이고 수익성은 개선되어 병원과 환자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까닭에 선진국의 경영기법을 배우고자 미국에 가서 MBA를 하면서 HSMHealth Service Management 과정을 이수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에 돌아왔을 때 미국에서 배운 지식을 접목할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대학병원은 고위 경영진이라고 해도 의료진의 인사에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 누군가를 초빙해서 경영부문을 강화시키는 것 자체를 의료진들은 쓸데없는 곳에 돈을 쓴다고 거부감을 가진다. 중소병원은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경영을 전담하는 의사에게 비용을 추가로 지불하기에는 여유가 없다. 경영이 불투명한 일부 중소병원은 외부에서 경영자를 영입하는 데 더욱 배타적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돌아온 후 필자는 병원을 개원하여 직접 경영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내 돈을 투자해서, 내가 책임을 지면서, 내가 배운 지식을 병원에 적용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병원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이론을 거울삼아 어느 방향이 옳은지 검토해 보고, 때로는 반대로 이론에 맞추어서 병원 현장에 변화를 일으켜보기도 했다. 그런 경험에 기초해서 강의 자료를 만들어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에서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과 토론을 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의료경영학과의 학생들은 의사, 한의사, 치과 의사, 간호사, 코디네이터, 제약회사 직원 등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토론을 하면서 내가 잘못 생각한 점은 솔직히 인정하고, 학생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점은 일깨우려 노력했다. 나의 병원경영 경험, 미국에서의 공부, 학생들과의 끊임없는 토론의 결실이 이 책의 내용이다. 실제에 기초하지 않은 이야기는 이 책 안에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학 책이건,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정신과 책이건, 경영서적이건 필자가 글을 쓸 때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절대로 쓰지 않는다. 책을 쓰다 보면 저자들은 기존 교과서의 틀에 짜맞춰 책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 내용이 사람들에게 꼭 필요할 것 같지 않은데도 과거에 학교에서 배울 때 이런 내용이 들어갔으니까, 다른 경영학 책에는 다 들어 있으니까 하는 생각에서 기계적으로 목차를 정하고 내용을 정한다. 나는 내 생각에 독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만 골라서 이 책에 담았다. 어느 모임에 갈 때 남들이 모두 양복을 입고 오는 자리일 것 같아서 나도 양복을 입고 그 자리에 나갈 때가 있다. 그런데 웬걸 막상 자리에 온 사람들이 모두 캐주얼 복장이면 약간 당황스럽다. 그럴 때 슬그머니 양복 재킷을 벗어놓고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를 바지 밖으로 내놓은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책을 쓸 때도 공식적인 회의에 초대받은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의 책들은 저자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외에도 남들 눈치를 보느라고 포함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 책에는 저자인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만 담겨 있다. 두번째로 나는 독자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은 절대로 포함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노벨상을 탈 만큼 깊이가 있는 작가라면 독자가 원하는 것이 아닌 작가가 원하는 바를 써도 될 것이다. 만약에 워렌 버핏 같이 성공을 했거나 마이클 포터같이 유명하다면 저자가 원하는 바를 써도 독자가 거기에 맞춰서 읽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003년부터 7년간에 걸쳐서 메디게이트 의료경영칼럼을 연재하면서 그 중에서도 가장 호응이 좋았던 주제를 현재의 의료상황에 맞추어 다시 작성했다. 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를 가지고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썼다. 세번째로 나만의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했다. 정신과 의사란 환자와 그 가족들의 말을 잘 들어야만 한다. 진료실 밖에서도 병원 비즈니스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서 병의원을 탐방해서 이야기를 들을 때도 있고, 병의원 경영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연락한 분들을 만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외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적다. 머릿속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옮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어떤 책을 읽고 감동을 받는 경우는 저자가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쓰는 경우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 감동을 받을 때에는 그 사람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말할 때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글을 쓴다고 생각을 하는 대신, 내 생각을 바로 앞에 있는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에서 이론과 현실을 조화한 내 생각을 학생들에게 말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그 노력의 연장선상에 이 책이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병원사업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 독자들이 이 책을 보면서 글을 읽는다는 느낌 대신 내 이야기를 듣는다는 느낌을 받기 바라면서 글을 작성했다. 이 책에 있는 내용은 전적으로 나의 생각이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 책이 어떠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는지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 이 책에는 일단 병원을 경영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무기에 해당되는 챕터로 마케팅, 서비스service operation, 인력관리가 있다. 삼성에서 LED 텔레비전을 만든다고 가정하자. 우수한 직원들을 채용해서, 공장에서 좋은 품질의 물건을 만들어서, 마케팅과 세일즈를 통해서 판매해야 한다. 좋은 직원을 채용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병원도 마찬가지다. 좋은 서비스를 마케팅과 세일즈를 통해 알려서 많은 고객들이 방문토록 해야 한다. 마케팅, 서비스, 인력관리는 병원뿐 아니라 식당, 호텔, 골프장, 찜질방 등 모든 서비스 산업에 있어서 경영의 기본이다. 마케팅, 서비스, 인력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면 마치 수레바퀴가 굴러가듯이 병원이 잘 굴러간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철학, 전략, 재무, 정책이다. 앞서 말한 마케팅, 서비스, 인력관리는 비유를 들자면 배에 해당이 된다. 배가 잘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배, 유능한 선원, 완벽한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쓰나미 같은 해일을 만난다면 제아무리 훌륭한 선원들이 최선을 다해 튼튼한 배를 몰아도 난파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바람의 방향을 잘못 파악해 역풍을 맞게 되면 배는 앞으로 가기는커녕 뒤로 물러나게 된다. 병원경영에 있어서 해일과 바람에 해당되는 것이 의료정책이다. 따라서 의료정책의 흐름을 파악하지 않으면 병원경영이 잘 이루어지지 못한다. 선장과 항해사는 폭풍을 피하고 순풍을 타서 배가 잘 항해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에 어떤 항로를 택했을 때 바람이 세게 불어서 목표에 도착할 시간이 줄어들지만, 예기치 않는 폭풍 때문에 침몰할 가능성도 있다고 가정하자. 선장과 항해사는 심사숙고해서 항로를 결정해 위험은 피하면서 최단시간에 배가 도착하도록 해야 한다. 경영에 있어서 전략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책의 변화를 고려해서 올바른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되던 병원이 어려움에 처하면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해진다. 그때 마음을 지켜주는 것이 철학이다. 더군다나 아주 서서히 다가오는 위험은 당사자는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수익의 수렁에 빠져 내실은 없이 빈 껍데기만 남게 된다. 그런 수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환자와 의사는 어떤 관계여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사만의 철학이 필요하다. 재무는 긴 항해에서의 비상식량에 해당된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모든 일이 틀어질 때가 있다. 돈은 들어오지 않는데 계속 돈 나가는 일만 생긴다. 위기를 대비한 예비자금이 필요하다. 젊었을 때 잘되는 병원을 하시던 분 중에서도 나이가 들어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다.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은 잘 지켜야 한다.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어딘가에 빗물을 받아놓지 않으면 물이 고이지 않는다. 재무관리는 재물을 모으는 법을 의미한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정부의 규제는 심해지는 척박한 의료환경 속에서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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