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다리는 시대의 아픔을, 전란의 슬픔을 안다.
만남과 헤어짐의 애환이 서린 피난민을 안다.
영도다리는 진실을 안다.
“야, 이 노무 손아! 속에 천불이 난다, 천불.”
“찬물 한 바가지 뜨다 주꾸마! 불 꺼이소.”
“내 배로 니 같은 손을 왜 놨능가 모르겠다 카이.”
“어머이가 내는 영도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 안 ㅤㅋㅔㅆ나.”
“맞다. 퍼득 영도다리 밑에 가서 니 어마이 캉 살그라 마.”
“그래, 갈꾸마. 잘 묵고 잘 사이소.”
“아구야, 무시라 무시…….”
영도다리는 다리 밑의 진실도 안다.
영도다리 밑 파도는 수난을 안다.
민족의 피를 빨아 먹은 만행을 안다.
용두산도 알고
봉래산 삼신할매도 안다.